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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양산업에서의 AI 가치

미국의 관세 폭탄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로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관세 조치가 이어지면 해상 운임과 물류비가 오를 수밖에 없으며, 특히 북미–아시아, 북미–유럽 노선은 비용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일부 화물은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택할 수도 있어서 물동량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해운사들은 노선과 공급망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AI가 답이 될 수 있을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 기반 시뮬레이션입니다. 관세율이 25%에서 35%로 오르면 어떤 노선을 유지하고, 어떤 창고를 줄여야 할지 등 수많은 시나리오를 AI가 빠르게 계산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원가 구조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복수 지역 분산 전략이나 시나리오별 손익 계산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글로벌 선사들도 이런 흐름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인데요.

Hapag-Lloyd는 Bearing AI와 공동으로 Fleet Deployment Optimizer를 개발해, 다양한 선박 스케줄별 탄소 배출량 시뮬레이션 및 효율 비교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선박 배치와 운항을 최적화하고, 환경 규제 대응까지 동시에 강화하고 있습니다.

COSCO SHIPPING은 자체 해양 특화 LLM인 Hi-Dolphin을 안전(HSEQ), 승무원 관리, 행정·규정 준수, 탄소 배출 관리 등 31개 핵심 운영 시나리오에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현장 운영과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탄소 규제 현황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5,000GT 이상 선박에 대해 탄소 집약도 지표(CII) 산정및 보고를 의무화했는데요. 2024년부터는 A~E 등급을 매기고, 낮은 등급을 받은 선박은 감축 계획 제출을 제출하거나 운항 제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
따라서 선박 운영 효율이 해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됩니다. 단순히 속도를 줄이거나 항로를 변경하는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운항 최적화, 속력 관리, 기상 회피, 선박 성능 개선 같은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AI로 달라지는 대응 전략
여기서 중요한 해법이 바로 AI 기반 최적화입니다. AI는 기상 데이터, 항로 정보, 선박 운항 이력까지 종합해 가장 효율적인 운항 방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속력을 몇 노트로 줄여야 연료를 절감하면서도 일정은 지킬 수 있을까?”, “이번 항로에서 기상 리스크를 피하려면 몇 시간을 우회해야 할까?” 같은 질문에 AI가 즉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합니다. 또한 CII 등급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조치가 등급 개선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사는 규제 대응을 넘어, 연료비 절감과 운영 효율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MSC는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로 ‘탄소집약도(EEOI) 최저’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핵심은 머신러닝·AI를 적용한 데이터 드리븐 선박 관리 시스템으로, 속력·항로·도착 시점 등 운항 변수를 통합 최적화해 연료 사용을 낮추고 탄소 배출을 줄였습니다. 여기에 LNG 듀얼연료 신조 확대(’23년 말 15척, ’27년 100척+ 계획)와 2년 반 동안 약 300건의 레트로핏 도킹 등 물리적 개선까지 병행하며 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결합되며 EEOI 13.46(사상 최저)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AI를 활용하여 탄소 규제 대응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위협과 AI 보안
사이버 위협 현황
해운업계가 디지털화되면서 사이버 공격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선급사 DNV는 사이버 위협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CyberOwl을 인수했습니다. 이는 해운사가 단순한 IT 보조가 아니라, 보안 자체를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왜 AI 보안인가
사이버 위협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공격 빈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화벽이나 단순 모니터링으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AI 기반 보안 기술은 방대한 네트워크 로그와 운항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공격 패턴을 학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선박의 통신 패턴에서 미세한 이상 신호를 감지하거나, 항만·선사 네트워크를 동시에 노리는 분산 공격을 조기 차단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존 보안 시스템이 ‘사고 이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AI 보안 시스템은 사전 예측과 예방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